즐거운 성탄절, 그 가운데 드는 생각들. - 받은 은혜들
2009.12.25 23:32 Edit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고 있을 때, 어느새 내게 성탄절이 다가 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여기서 보내는 두번째 성탄절. 군대에서는 마지막 성탄절이다. 교회에서 매년마다 준비하던 것도 있고해서 벌써 몇 주 전부터 군종 서너명이 모여 계속 성탄절 예배 및 행사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파트를 맡아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준비를 그리 오랫동안 한 건 아니었다. 실제로 준비하는 시간은 1-2주 남짓이었던 것 같다. 그리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게 아니었기에, 개인의 시간들을 쪼개어서 힘든 점도 많았고, 서로의 의견이 달라 군종들끼리 살짝 얼굴 붉힌 적도 있다. 이런 류의 일을 오랫동안 해봤던 사람도 있고 별로 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도 있었기에 일에 관한 관점도 제각각이었다. 개인이 각자의 삶속에서 힘들었기에 자신이 커버하기 애매한 부분은 나몰라라하고 서로 떠넘긴 일도 몇 있었다.
그렇다. 부족했고 부족했고 부족했다.
그렇게 부족한 가운데... 성탄절이 다 되었다. 성탄절 행사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새벽송을 24일 저녁에 돌았다.(여건이 여건인지라 새벽송이지만 저녁에 돌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의외의 일이 일어나버렸다. 각 중대 병사들이 하나둘씩 나오더니 반응하는게 아닌가. 그 때 어떤 한 말씀과 함께 내 머리속을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아, 일은 사람이 계획해도 이끄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구나.'
부족했지만 그걸로 조금 기운을 얻었다. 그리고 성탄절 저녁 예배를 기대했다. 역사하실 하나님을 바라면서.
그리고 오늘, 성탄절이 되었다. 당초 계획했던 저녁 6시 반까지 사람들이 오지않았지만, 그래도 어제의 일을 기억하고는 담담하게,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하나 둘씩 오기 시작했다. 교회가 꽉 찼다. 그들은 모두 상기되어 있었으며 하나같이 들떠보였다. 왠지 나도 모르게 신이 났다. 간부님들도 몇몇 오셨다. 참 감사한 일이다.
그들 가운데 말씀을 선포했다. 그들의 심비에 새겨졌는지 그렇지 않은지 나는 정확히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 말씀 전하는 가운데 누구도 잠을 자지 않았으며, 다들 하나같이 주의 깊고 듣고 있었던 사실이다. 정말정말 감사하다.
대대 군종으로서의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던 성탄절 예배 및 행사. 그것들을 모두 은혜 가운데 마친 이 시점에서, 문득 한 말씀이 생각난다.
씨 뿌리는 자는 거둘 것을 생각하며 기쁨으로 뿌린다는 것.
나는 오늘, 씨 뿌린 자가 되었다. 거두는 일은 그 때가 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지금 내게 맡겨진 일은 다 했다. 이제 때가 된 열매들을 낫들고 거둘 것이다. 마음을 만지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더 이상 내가 할 것이 없다. 내가 그들을 감동시킬 것도 아니요, 내가 설득할 것도 아니다.
농부는 씨가 자라나게끔 직접적으로 해주는 것이, 사실, 없다. 그저 간접적으로 환경만 좋게 만들어 줄 뿐이다. 키우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때가 되면 거두리로다.
내 마음 속에 즐거움이 넘친다. 너무너무 의미있고 행복한 성탄절을 보냈다. 참 감사하다.
ps. 그냥 손가는데로 쓰다보니 좀 정신없는 글이 된것같지만, 뭐 상관없다. 어쨌건 이글을 쓰는 것은 그저 오늘 같은 날에 무언가를 글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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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소포ㅡ 책이 오다! - 나의 일상
2009.10.12 23:23 Edit
드디어 기다리던 소포가 도착했다!
강컴에서 산 책 세 권과 약간의 먹을 것들이 도착한 것이다. 지난 주 중에 부모님께 부쳐달라고 했는데 부모님께서는 주중에 연락을 기다리시다가 결국 금요일에 부치셨고(내가 주중에 훈련 나가있어서 연락을 못드렸더니 그냥 금요일에 부치셨다), 오늘에야 받았다. 그래도 바쁘신 와중에 시간내서 부쳐주신게 감사하다.
사실 내가 제일 기다리던 것은 이 책들이다. 지난달 주문했던 책들인데 매우 흥미로워 보인 것들이었다. 해서, 먹을 것들(내가 부탁한 것 말고 부모님께서 더 넣으신 것들)은 생활관 선후임들에게 다 던져주고 책부터 얼른 집어 들었다.
디자인 패턴에 관한 책, 자바스크립트에 관한 책, 정규표현식에 관한 책.
이 세 권이 합쳐서 5만 5천원 정도 나간 걸로 기억한다. 왠지 하나하나 주옥같은 책들인듯 하다. 하나 같이 평들이 좋다. 각 책의 첫 부분들을 읽어보고 처음 든 생각은 '아, 읽을만 하구나ㅡ' 하는 생각이었다.
앞으로 연등이 기대된다. 지금 디자인패턴 책을 읽고있는데 역시 초급자를 위한 책이어서 그런지 쉽게 쉽게 읽힌다. 기초부터 단단히 다져놓고 싶기에 하나하나 꼼꼼히 배워가며 익혀둬야겠다. 지식이 100%는 아니지만 100%에 도달하도록 하는 지름길, 그 이상의 의미는 지니지 않겠는가! (하하하)
뻘 소리고, 꾸준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있다. 11월 초까지는 훈련때문에 많이 피곤하고 버겁겠지만... 시간날 때마다 이 책들을 탐독하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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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제 블로그에 댓글이라는게 처음 달리네요^^ 신기해요!
지금은 군대의 모습도 많이 옛날과 많이 바꼈답니다. 시설들부터 병영생활, 훈련들까지...
군내에서 사이버지식정보방이라고 PC방 같은 시설이 생겼답니다.
아직 없는 부대들도 있다지만... 어쨌거나 감사하게도 이런 시설이 있는 곳이라서 간간이 블로깅을 할수있답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오늘 우연히 '택큐 상단 타이틀 배경'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그별님 블로그를 보게 되었는데 왠지 자주 들락거릴거같아 관심블로그에 등록시켰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ㅠ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듯한데... 그별님도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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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4 23:08 에 답글을 단다고 달았는데..
제가 지금껏 답글다는 법을 몰랐었군요ㅠㅠ
그냥 아래 댓글달기로 답글을 달았었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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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공간에서의 두번째 추석을 보내며... - 나의 일상
2009.10.03 23:35 Edit
추석이 지나간다.
2008년 9월 중순께였나, 추석을 보내고 또 찾아온 추석. 이로써 군에서 보낼 추석은 다 보내게 되었다. 일년만에 맞은 추석은 또 그 전번 추석과는 달리 감회가 새롭다.
이등병 약장을 받기도 전, 훈련소에서의 훈련이 거의 끝날 무렵에ㅡ 마지막 훈련들을 남겨놓고 맞은 추석은 왠지 모르게 씁쓸하고도 답답한 추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동안 살면서 닫혀있는 공간에서 명절들을 보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마음대로 못하는 추석 따위야ㅡ, 내게는 꽤나 의미없는 시간들이었다. 전화 한통조차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 걸...
그런데, 올해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나름대로 이 곳에서 전우라는 녀석들도 있고, 군번도 이미 풀린지라 추석기분이 났다. 가족, 친척들과 함께 지내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이지만... 그걸 크게 느끼는 것은 지난 설날로 족했고ㅡ 이번에는 충분히 후임 전우녀석들과 함께 추석이라는 명절의 기쁨을 느끼려고 노력아닌 노력도 했던 게 통했던 것일까. 웃으면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비록 송편 하나 구경 못했지만... 말이다. (아침에 이상하게도 떡국이 나왔다. 시골에 전화해서 이 이야기를 하니, 사촌누나가 추석에 한살 더먹었겠다면서 웃으셨다. 후임애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 파견간 사이에 송편을 두개씩이나 준 모양이다ㅠㅠ)
아, 먹을 것 적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가슴 한구석의 누구를 향한 그리움도 상기되어 나를 자극한다. 갑자기 슬퍼진다.
어찌되었건 이렇게 흘러가는 추석. 내년 이맘때는 이 글을 읽으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더 즐겁고 행복한 추석이 되겠지?

군을 다녀온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으니... ^^
아무쪼록 몸 건강히 그간 지녔던 생각의 변화 없이 좋은 모습으로 전역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더불어 부디 군에서의 좋지 않은 것들은 절대로 멀리 하시길...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