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공간에서의 두번째 추석을 보내며... - 나의 일상
2009.10.03 23:35 Edit
추석이 지나간다.
2008년 9월 중순께였나, 추석을 보내고 또 찾아온 추석. 이로써 군에서 보낼 추석은 다 보내게 되었다. 일년만에 맞은 추석은 또 그 전번 추석과는 달리 감회가 새롭다.
이등병 약장을 받기도 전, 훈련소에서의 훈련이 거의 끝날 무렵에ㅡ 마지막 훈련들을 남겨놓고 맞은 추석은 왠지 모르게 씁쓸하고도 답답한 추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동안 살면서 닫혀있는 공간에서 명절들을 보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마음대로 못하는 추석 따위야ㅡ, 내게는 꽤나 의미없는 시간들이었다. 전화 한통조차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 걸...
그런데, 올해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나름대로 이 곳에서 전우라는 녀석들도 있고, 군번도 이미 풀린지라 추석기분이 났다. 가족, 친척들과 함께 지내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이지만... 그걸 크게 느끼는 것은 지난 설날로 족했고ㅡ 이번에는 충분히 후임 전우녀석들과 함께 추석이라는 명절의 기쁨을 느끼려고 노력아닌 노력도 했던 게 통했던 것일까. 웃으면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비록 송편 하나 구경 못했지만... 말이다. (아침에 이상하게도 떡국이 나왔다. 시골에 전화해서 이 이야기를 하니, 사촌누나가 추석에 한살 더먹었겠다면서 웃으셨다. 후임애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 파견간 사이에 송편을 두개씩이나 준 모양이다ㅠㅠ)
아, 먹을 것 적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가슴 한구석의 누구를 향한 그리움도 상기되어 나를 자극한다. 갑자기 슬퍼진다.
어찌되었건 이렇게 흘러가는 추석. 내년 이맘때는 이 글을 읽으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더 즐겁고 행복한 추석이 되겠지?

